“서울집 팔아 자녀 결혼자금 보태려는데...” 60대 은퇴 남성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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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6-28 10:45 조회1,770회 댓글0건본문
작년 말 IT기업에서 은퇴하고 지금은 건물 관리일을 하고 있는 62세 남성입니다. 세후 월급 220만원이고, 국민연금으로 월 130만원씩 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냥저냥 부족함이 없지만, 68세쯤 현 직장을 떠나고 나면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할지 고민입니다. 현재 시가 10억 정도인 서울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서울집을 팔고 6억~7억 정도인 곳으로 이사가면 어떨까 생각 중입니다. 두 자녀 결혼 자금도 지원해주고 싶은데, 서울집을 처분하면 차액이 생기니까 충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완전은퇴를 하고 나면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해서 ‘국민연금+주택연금 조합’으로 생활하고자 합니다. 제 계획에 혹시 문제는 없을까요? 동원 가능한 현금은 2억5000만원 정도입니다.(완전은퇴 시기의 생활이 고민인 60대 남성)
▶정보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부동산 전문위원이 답해드립니다
노년기엔 온갖 불청객들이 찾아오면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가장 큰 변화는 경제 활동이 마감되는 것이죠. 경제력이 단절되는 시기에 ‘어디에서 살 것인지’는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상담자는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6~7년 후엔 ‘완전은퇴’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자란 생활비 자녀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상담자는 서울집을 팔고 주거지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완전은퇴를 하게 되면 매일 출퇴근할 필요가 없어지니 주거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본인이 오래 살아서 익숙한 곳이 좋다는 의견이 많긴 하지만, 상담자처럼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보려는 시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 은퇴자의 경우 전체 자산 중에 ‘집 한 채가 전부’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가계 자산의 64.4%가 부동산일 정도로, 특정 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합니다. 월급이 끊겨도 생활비나 의료비 등 현금 흐름이 충분하다면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시작됩니다. 늙어서 ‘흑자파산’하지 않으려면 자산(stock)보다 현금 흐름(cash flow)이 중요한데, 뾰족한 해법이 없으니 보유 주택을 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구나 집을 처분한다고 해도 또 다른 어딘가에 거처를 마련해야 하기에 실익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도 계속 생깁니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예전처럼 주택 갈아타기를 통한 노후 대비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베이비부머가 한참 경제 활동을 하던 시기에는 중대형 평형이 시장을 주도했고, 중소형 평형과도 가격 차이가 많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큰 집을 팔아서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차액으로 노후 준비를 하는 주택 다운사이징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사뭇 다릅니다. 지금은 주택 수요가 중소형 평형으로 많이 이동했고, 중대형 선호도는 감소했습니다. 거래도 빈번하지 않아서 평당 평균 매매 가격은 더 낮아졌고,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갈아타도 기대했던 만큼의 현금을 남기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상담자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집을 팔고 좀더 저렴한 주택으로 이사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거주지가 꼭 서울일 필요는 없고, 한적한 수도권도 괜찮다고 합니다. 또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에 가입해서 모자란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상담자의 계획에 혹시 미비점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노년기엔 녹지 근처가 좋아
노년기의 집은 노후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공간입니다. 어떤 기준을 갖고 골라야 실패하지 않을까요?
우선 아무리 투자 가치가 높다고 해도 재건축이 진행 중인 구축 아파트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래된 만큼 편의성이 좋지 않고, 철거 시점에 또 한 번 거처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은퇴 후엔 편안하게 장기간 거주해야 하니 비교적 최근 지어진 신축이 좋겠네요. 자녀가 없으니 학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쾌적한 노후 생활을 위해 녹지 공간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노년기의 생활 반경은 점점 좁아집니다. 직접 운전하거나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급적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편의 시설이 많이 위치해야 좋습니다. 생애주기 수지를 살펴 보면, 큰 지출이 발생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상담자의 경우엔 두 자녀의 결혼 자금 지원이 바로 그런 이벤트입니다. 상담자는 현재 시가 10억원 가량인 서울 광진구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6억~7억인 아파트로 갈아타서(다운사이징) 노후 생활비와 자녀 결혼자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위에 언급한 은퇴 후 주거지 조건들과 집값 등을 고려하면 여러 후보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강북구 미아동의 25평 꿈의숲롯데캐슬 아파트가 적당해 보여 이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롯데캐슬 아파트는 2023년 기준 공동주택가격이 4억2200만원입니다. 최근 집값 조정으로 1~2년 전에 비해서는 가격이 다소 떨어졌습니다(참고로 2022년 5억6500만원, 2021년 5억3900만원). 만약 이 아파트를 갖고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면 매달 연금으로 얼마씩 받을 수 있을까요? 그 전에 주택연금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드리겠습니다. 상담자처럼 고령화 시대에 노후 생활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주택연금에 눈돌리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작년 신규 가입자 수가 1만458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을 정도니까요. 정부가 가입 조건을 60세에서 55세로 낮추고, 집값 기준도 시가에서 공시가 9억원으로 낮추면서 문턱도 낮아졌습니다. 주택연금 예상 연금액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주택 소유자의 생년월일(배우자 포함)과 시세를 넣으면 됩니다. 아파트는 한국부동산원 시세를 우선 적용하고, 없는 경우 KB 시세를 적용합니다. 상담자의 경우 주택연금 196만원에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130만원을 더하면 총 326만원의 월 수입이 생깁니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은퇴한 노부부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적정 생활비(월 277만원, 2021년 기준)보다도 많은 금액입니다. 더구나 상담자 가정은 지출이 월 190만원 정도로 검소한 편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주택연금 조합’이라면 저축까지 하면서 부족함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억5000만원의 현금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예비비로 보유하면 됩니다. 관건은 서울 아파트를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한도인 12억원까지 최대한 받으면서 매도하는 것이네요. 매도 후에는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 등 적당한 아파트를 취득하면 됩니다. 수수료와 세금 등 거래 비용을 제외해도 대략 3억5000만원 가량 현금이 생길 테니 자녀의 결혼 자금 지원 고민도 해결됩니다. 물론 주택연금은 가입 시기에 연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일단 가입하고 나면 집값이 상승해도 연금액에 반영되지 않고 국민연금처럼 물가상승률에도 연동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금 흐름이 없으면서 집을 물려주겠다고 살아 생전 자식에게 계속 손을 벌려야 한다면, 오히려 서로의 삶은 더 지옥이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리하면 상담자의 노후 계획은 주택 다운사이징으로 목돈을 마련해서 자녀 결혼 자금에 보태고, 동시에 정부가 제공하는 주택연금 제도를 활용해서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노후 안정과 주거 만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바람직한 은퇴 계획으로 보여집니다.(왕개미연구소/조선일보발췌)
▶정보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부동산 전문위원이 답해드립니다
노년기엔 온갖 불청객들이 찾아오면서 예상치 못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가장 큰 변화는 경제 활동이 마감되는 것이죠. 경제력이 단절되는 시기에 ‘어디에서 살 것인지’는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상담자는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6~7년 후엔 ‘완전은퇴’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자란 생활비 자녀 결혼자금 마련을 위해 상담자는 서울집을 팔고 주거지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고민하는 중입니다. 완전은퇴를 하게 되면 매일 출퇴근할 필요가 없어지니 주거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본인이 오래 살아서 익숙한 곳이 좋다는 의견이 많긴 하지만, 상담자처럼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보려는 시도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 은퇴자의 경우 전체 자산 중에 ‘집 한 채가 전부’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가계 자산의 64.4%가 부동산일 정도로, 특정 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합니다. 월급이 끊겨도 생활비나 의료비 등 현금 흐름이 충분하다면 집을 처분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시작됩니다. 늙어서 ‘흑자파산’하지 않으려면 자산(stock)보다 현금 흐름(cash flow)이 중요한데, 뾰족한 해법이 없으니 보유 주택을 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구나 집을 처분한다고 해도 또 다른 어딘가에 거처를 마련해야 하기에 실익이 과연 있을까 하는 의문도 계속 생깁니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예전처럼 주택 갈아타기를 통한 노후 대비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는 점도 알아둬야 합니다. 베이비부머가 한참 경제 활동을 하던 시기에는 중대형 평형이 시장을 주도했고, 중소형 평형과도 가격 차이가 많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큰 집을 팔아서 작은 집으로 이사하고, 차액으로 노후 준비를 하는 주택 다운사이징 전략은 성공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사뭇 다릅니다. 지금은 주택 수요가 중소형 평형으로 많이 이동했고, 중대형 선호도는 감소했습니다. 거래도 빈번하지 않아서 평당 평균 매매 가격은 더 낮아졌고, 큰 집에서 작은 집으로 갈아타도 기대했던 만큼의 현금을 남기기는 어려워졌습니다. 상담자는 현재 살고 있는 서울집을 팔고 좀더 저렴한 주택으로 이사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거주지가 꼭 서울일 필요는 없고, 한적한 수도권도 괜찮다고 합니다. 또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에 가입해서 모자란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상담자의 계획에 혹시 미비점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노년기엔 녹지 근처가 좋아
노년기의 집은 노후 생활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공간입니다. 어떤 기준을 갖고 골라야 실패하지 않을까요?
우선 아무리 투자 가치가 높다고 해도 재건축이 진행 중인 구축 아파트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래된 만큼 편의성이 좋지 않고, 철거 시점에 또 한 번 거처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은퇴 후엔 편안하게 장기간 거주해야 하니 비교적 최근 지어진 신축이 좋겠네요. 자녀가 없으니 학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쾌적한 노후 생활을 위해 녹지 공간은 많을수록 좋습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노년기의 생활 반경은 점점 좁아집니다. 직접 운전하거나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급적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편의 시설이 많이 위치해야 좋습니다. 생애주기 수지를 살펴 보면, 큰 지출이 발생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상담자의 경우엔 두 자녀의 결혼 자금 지원이 바로 그런 이벤트입니다. 상담자는 현재 시가 10억원 가량인 서울 광진구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6억~7억인 아파트로 갈아타서(다운사이징) 노후 생활비와 자녀 결혼자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위에 언급한 은퇴 후 주거지 조건들과 집값 등을 고려하면 여러 후보지가 있겠지만, 그 중 강북구 미아동의 25평 꿈의숲롯데캐슬 아파트가 적당해 보여 이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롯데캐슬 아파트는 2023년 기준 공동주택가격이 4억2200만원입니다. 최근 집값 조정으로 1~2년 전에 비해서는 가격이 다소 떨어졌습니다(참고로 2022년 5억6500만원, 2021년 5억3900만원). 만약 이 아파트를 갖고 주택연금에 가입한다면 매달 연금으로 얼마씩 받을 수 있을까요? 그 전에 주택연금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드리겠습니다. 상담자처럼 고령화 시대에 노후 생활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주택연금에 눈돌리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작년 신규 가입자 수가 1만458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을 정도니까요. 정부가 가입 조건을 60세에서 55세로 낮추고, 집값 기준도 시가에서 공시가 9억원으로 낮추면서 문턱도 낮아졌습니다. 주택연금 예상 연금액은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주택 소유자의 생년월일(배우자 포함)과 시세를 넣으면 됩니다. 아파트는 한국부동산원 시세를 우선 적용하고, 없는 경우 KB 시세를 적용합니다. 상담자의 경우 주택연금 196만원에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130만원을 더하면 총 326만원의 월 수입이 생깁니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 상태에서 은퇴한 노부부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적정 생활비(월 277만원, 2021년 기준)보다도 많은 금액입니다. 더구나 상담자 가정은 지출이 월 190만원 정도로 검소한 편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주택연금 조합’이라면 저축까지 하면서 부족함 없이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억5000만원의 현금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예비비로 보유하면 됩니다. 관건은 서울 아파트를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한도인 12억원까지 최대한 받으면서 매도하는 것이네요. 매도 후에는 강북구 미아동 아파트 등 적당한 아파트를 취득하면 됩니다. 수수료와 세금 등 거래 비용을 제외해도 대략 3억5000만원 가량 현금이 생길 테니 자녀의 결혼 자금 지원 고민도 해결됩니다. 물론 주택연금은 가입 시기에 연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일단 가입하고 나면 집값이 상승해도 연금액에 반영되지 않고 국민연금처럼 물가상승률에도 연동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금 흐름이 없으면서 집을 물려주겠다고 살아 생전 자식에게 계속 손을 벌려야 한다면, 오히려 서로의 삶은 더 지옥이 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리하면 상담자의 노후 계획은 주택 다운사이징으로 목돈을 마련해서 자녀 결혼 자금에 보태고, 동시에 정부가 제공하는 주택연금 제도를 활용해서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노후 안정과 주거 만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바람직한 은퇴 계획으로 보여집니다.(왕개미연구소/조선일보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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