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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짱소식

    30대, 가치와 욕구로 진짜 나를 알아가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3-11 10:26 조회3회 댓글0건

    본문

    김윤나 말마음연구소 소장은 “서른이야말로 진짜 나를 알아가기 위한 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내 삶의 중심에 나를 세워두는 것. 어느 때보다 나만의 꿈을 꾸고 나만의 방식으로 사는 것이 어려운 시기지만 세상을 향해 뻗어 있던 안테나를 내 안으로 돌려 나와 접촉하는 데 힘쓸 때다. 그래야 나답게, 생생하게 살아갈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묻기 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묻는 것이다. 내 마음이 향하는 지표가 곧 나를 가리킨다. 김윤나 소장이 나와의 대화 소재로 제안하는 것은 ‘가치’다. 김 소장은 “가치 파악은 삶의 우선순위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가치와 연결된 하루 10분이 1년, 10년 후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서른이면 어른일 것 같은데 막상 그렇지도 않고. 참 애매한 시기예요.
    젊다고 하기엔 분명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죠. 어른인가 싶은데 여전히 불완전하고.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시기임은 분명해요. 서른을 지나는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서른. 어리다는 핑계를 댔다간 다 큰 어른이라는 것이 질책이 되어 돌아오고, 어른이라고 으름장 놓았다간 코웃음에 조롱거리가 되기 십상인 이상한 나이”. 또 이렇게 말해요. “뭔가를 다시 시작해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 중에 제일 노련하고,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엔 좀 애매한 나이 중에 제일 민첩하고”. 너무 공감해요. 애매하지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도 딱 좋은 나이죠. 저는 ‘나를 찾는 여행’부터 하라고 제안해요. 나는 누굴까, 진짜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질문해 보자는 의미예요. 서른이라고 완전하게 자리 잡은 뿌리 깊은 나무가 아니니까요. 
    *10대 때 끝냈어야 하는 고민을 20대, 30대에도 하게 되네요.
    이걸 쿼터라이프(Quarter Life) 시기라고 해요.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방향과 질이 맞는지 질문하고, 나의 고유한 삶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기울이는 거예요. 발달심리학에서는 사춘기에 내가 누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나답다는 건 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우리 아이들한테는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요. 입시 준비하기 바쁘니 나를 찾는 질문은 사치로 여기죠. 질문은 계속 유보돼요. 20대가 돼도 스펙을 쌓고 취업을 준비하다 보면 이 질문에서 더 멀어지고요. 서른이 돼야 한 고비는 넘긴 것 같죠. 비로소 숨을 돌리려 하니 불안함과 무기력이 올라와요. 당연히 했어야 할 질문을 30년 동안 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일대일 코칭도 하고 있는 걸로 압니다. 30대는 주로 어떤 고민을 안고 오던가요?
    가족이나 직장 동료를 둘러싼 인간관계 고민이 가장 많죠. 가령 “할 말을 제대로 못 해 휘둘려요”라면서 “뭐라고 말할까요? 아니, 아무 말도 하지 말까요?”라고 솔루션을 기대하고 와요. 물론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기술도 필요해요. 그런데 반드시 자기 이해와 성찰이 선행돼야 합니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건 내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반복한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패턴대로 관계를 맺거든요. 어려서부터 잡혀온 생각과 말하는 패턴이 굳어진 거죠. 관계에 문제를 느낀다면 이 생각과 행동이 맞지 않아서예요. 자기를 이해하는 성찰 과정이 없으면 아무리 기술을 배워도 의미가 없어요. 또 자기 공감이 필요해요. 자기 이해와 공감의 시간을 가져야 ‘내가 변해 보자’ 마음먹고 솔루션에 들어갈 수 있어요. 
    *한편으론 아쉽네요. 문제를 풀고 답을 외우는 데 익숙해 나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조차 훈련이 안 된 것 같아서.
    한 선배가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는데 거절을 못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선배가 나쁜 소문을 낼 것 같아 끝내 기획안을 내줬대요. 거절하면 ‘나한테 해를 끼칠 거야’ ‘미움받으면 버티기 어려울 거야’라고 생각해서요. 그 사람의 역사로 들어가 보면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근거가 있어요. 누구나 자라면서 크고 작은 상처가 있잖아요. 쭉 돌아보면서 자기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해와 공감, 수용과 용서를 겪으면 인간관계가 편안해지거나 정리할 수 있어요.
    *자기 이해를 위해서는 나를 알아야 하는데 어떻게 접근하면 될까요?
    나를 알아가는 건 어렵지 않아요. 저는 ‘나는 ○○이다’ 문장을 쭉 만들어보라고 해요. 어떤 사람은 ‘나는 A의 남편이다’ ‘나는 B 회사에 다닌다’처럼 프로필을 채워요. 물론 이것도 나예요. 하지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나만 아는 다양한 나’예요. 크게 세 가지로 나를 이해할 수 있어요. 첫째 ‘자기 복잡성’이에요.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복잡해요. 복잡한 만큼 많이 알아야죠. 문장을 100개 쓴 사람과 10개 쓴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살다 보면 정체성에 훼손이 와요. 이혼할 수도 있고, 회사를 관둘 수도 있죠. 그럴 때 100개에서 줄어드는 것과 10개에서 줄어드는 것은 데미지가 달라요. 회복력에도 차이가 생기죠. 그래서 나를 최대한 다양한 범위에서 정의해 보는 거예요. ‘나는 글을 쓰면서 돌아볼 때가 좋다. 혼자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이 즐겁다’ ‘나는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 매일 배우고 발전하는 느낌이 좋다’처럼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요.
    *다양한 나를 이해해야 한다…
    .둘째 ‘자기 개념 명확성’이에요. 자신에 관해 확신이 있는 걸 말해요. 자기 개념 명확성이 없으면 주변에서 “이건 너답지 않아”라고 할 때 ‘그런가?’ 생각이 들면서 “아니야”라고 말하기 어려워요. “나는 이게 좋아. 나다운 게 맞아”라고 말하려면 내 안에 신뢰가 있어야 해요. 셋째는 ‘자기 구획화’예요. 나를 정의할 때 다소 극단적인 사람이 있어요. “딸로서 나는 까칠해. 하지만 연인으로서는 상냥해”처럼 자신에 대한 개념을 영역에 따라 긍정 혹은 부정으로 분리하는 거죠. 인간은 모든 조합이 섞여 있잖아요. ‘내가 부모한테 까칠하긴 하지만 책임감 있고 믿음직스럽지’ 이렇게 긍정과 부정을 함께 담아야 해요. 내가 누군지 혼합해서 이해하는 게 필요한 거죠.
    *이렇게 나를 알고 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
    나한테 벌어지는 일을 설명할 수 있어요. 우리는 자신과 끊임없이 대화하잖아요. 나에 대해 충분히, 명확히, 통합적으로 알고 있으면 제대로 된 설명이 가능하죠. ‘내가 원하는 목표가 맞는지’ ‘관계를 지속하는 게 맞는지’ 등 질문을 던졌을 때 설명하는 존재가 내 안에 있다는 건 엄청난 자기 신뢰와 효능감을 갖게 해요. 자기 복잡성, 자기 개념 명확성, 자기 구획화,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춘 사람은 자기 신뢰가 높고 덜 우울하며 회복력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일이 잘 안 풀렸을 때도 ‘무엇이 부족했는지’ ‘다음에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설명할 자원이 나한테 있는 건 중요해요. 그렇지 못하면 막연하게 ‘운이 나빴다’ ‘열심히 해도 안 되나’ 생각할 수 있어요. 혹은 다른 사람에게 “내가 왜 실패한 것 같아?” 물으며 나에 대한 근거를 밖에서 찾게 돼요. 
    *나에 대한 확실한 척도가 있으면 도움이 되겠는데요.
    가장 확실한 지표는 가치예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우선순위요. 정신없이 바쁘고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도 삶이 의미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가치의 방향이 맞는지를 보세요.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찾았다면 이를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 해요. ‘건강’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럼 일주일에 건강을 위해 실행하는 시간이 있어야죠. 간혹 좋은 가치를 고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가족’이란 가치를 찾고도 가족을 위한 시간을 갖지 않는다면 진심으로 여기는 가치가 아닐 수 있어요. 이런 가치를 갖고 있어야 괜찮은 삶 같아서 보기 좋은 걸 고른 거죠. 삶의 가치조차 내 것과 남의 것을 헷갈려 하는 거예요. 나의 가치가 확실한데도 시간을 투입하지 않는다면 나답게, 의미 있게 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나를 객관화하고 검증하는 과정 같군요. 우리에겐 이상의 나와 현실의 나가 공존합니다. 어떤 걸 우위에 두는 게 좋을까요?
    사람은 세 가지 자아를 데리고 살아요. 실제 자아, 이상 자아, 당위 자아. 누구나 갖고 있는 것으로, 좋고 나쁜 개념이 아니에요. 실제 자아와 이상 자아는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간극이 어느 정도 있으면 열등감을 좋은 재료로 쓸 수 있는 자극이 돼요. 다만 이 감각이 지나치게 크면 우울감이 높아져요. 요즘 SNS를 보면 해외여행을 다니고, 명품을 걸치고, 예쁜 외모의 사람들이 넘치잖아요. 편집된 이상 자아가 너무 많은 거예요. 내가 원하는 것인지 검열하기도 전에 나의 이상 리스트에 들어오는 게 문제죠. 당위 자아는 내가 맏딸이니까, 부모님이 나한테 거는 기대가 있으니까, 같은 의무적인 자신이에요. 일정 선에서는 어떤 역할을 감당하도록 도와주죠. 그런데 이 압박이 커지면 부담스럽고 자기를 잃어버릴 수도 있어요. 
    *이상 자아와 당위 자아가 실제 나를 압도해 버리면 어떻게 하나요?
    ‘나는 누구인가’ 작업으로 돌아와야 해요. 내가 원하는 가치, 욕구 등을 물어보는 거죠. 실제 나는 해외여행보다 친밀한 관계에서 에너지를 얻는 사람일 수 있잖아요. 나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실제 자아를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해요. 말마음연구소 소장 김윤나 2편으로 이어집니다(톱클래스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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